개원한 산부인과의원들이 전략적으로 제휴한 \'미애로\'는 관련 의약품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미애로\'의 병원경영지원회사(MSO) \'미애로네트워크\'에서 100% 출자해 설립한 계열사 \'엠유팜\'은 지난해 8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 12월까지 4개월동안 38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매출액은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6개 미애로네트워크 회원의료기관을 중심으로 300여개 의료기관에 의약품을 직접 공급하고 있다.

황재덕 미애로네트워크 대표이자 엠유팜 대표(사진)는 \"도매상은 많지만 영업력까지 보유하고 있는 곳은 거의 없다\"며 \"유통절차를 간소화해 원가를 절감함으로써 의료기관에 실질적인 가격혜택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기관 네트워크가 기반이 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네트워크 소속 의사들의 아이디어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임산부 영양제도 판매하고 있다. \'미애로\'라는 브랜드를 붙인 엽산제와 철분제, 종합비타민 등을 전국의 병원과 약국에 공급하고 있다. \'미애로1\'과 \'미애로2\', \'미애로멀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며, 이중 \'미애로2\'의 경우 DHA가 들어있는 철분제로 임산부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뿐 아니라 SK케미칼과 함께 세계유일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인 한국MSD \'가다실\'의 유통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굴지의 제약회사들에도 뒤지지 않는 영업력을 갖추고 있음을 인정받았다는 평이다.

\'미애로\'는 2006년 8월 16개 산부인과가 모여 만든 네트워크다. 보통 네트워크의료기관들이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는데 반해 \'미애로\'는 기존 이름과 \'미애로\'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기존에 의료기관을 운영하던 사람들이 만든 조직이라는 점을 감안, 고유의 개별적 특성을 살려주자는 취지에서다.

설립목적이 브랜드 공유가 아닌 경영지원을 통한 규모의 경제, 사업영역 확대 등에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대부분 네트워크가 비급여진료를 중심으로 하는 것과 달리 미애로는 건강보험에 적용되는 진료가 많은 산부인과 네트워크라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김형문 미애로 공동원장(사진. 미애로여성의원 원장)은 \"네트워크 회원의료기관 수는 출범당시 14개에서 현재 16개로 2개밖에 늘어나지 않았지만 소속 의사 수는 14명에서 34명으로 늘었다\"며 \"네트워크화로 회원의료기관들의 내실이 탄탄해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기관 수에 비해 소속 의사 수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회원의료기관이 번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와관련 현재 \'미애로\'라는 이름의 치과와 이비인후과 네트워크도 출범 준비에 한창이다. 산부인과에서 시작, 전 진료과로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이종네트워크\'다. MSO가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를 더 많은 의료기관에서 활용할수록 규모의경제 효과가 커진다는 사실에 집중한 것이다.

일본 현지의사들과 산업교류의 물꼬를 트기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학술교류부터 환자유치까지 함께하자는 식이다. 일본에서 22개 미용외과를 운영하고 있는 체인병원과 구체적인 실무협약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양측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한 준비과정인 것이다.

↑지난 26일 한국을 방문한 일본 방문단 일행. 이날 행사에서는 학술심포지엄과은 물론 실무협약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김 원장은 \"일례로 해외환자 유치의 경우 제휴를 맺은 일본의료기관들이 현지에서 광고, 마케팅 등 환자 유인알선을 도와 한국으로 환자를 보내면 미애로에서 진료를 하는 방식\"이라며 \"진료 후 다시 일본으로 돌아간 환자들의 사후관리는 제휴맺은 일본의료기관들이 담당한다면 그들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진료항목은 \'요실금\'을 시작으로 점점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같은 방식으로 일본 현지의료기관과 병원운영시스템부터 진료아이템까지 교류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인터뷰 내내 \"의사가 돈버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 후 \"의료산업이 돈을 버는 세상이 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의료산업의 활성화가 의사들의 부를 축적시킬 것이라는 추측은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산업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는 일자리를 얻어 돈을 버는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라며 \"미애로네트워크를 의료분야에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만들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