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병인 교수님의 글입니다-----

탈모증(脫毛症)은 모발이 일반적으로 존재해야 할 부위에서 소실된 상태로서, 이는 흔히 두피에서 숫적인 감소를 말하며 미용적인 문제가 된다.

탈모에는 모낭이 파괴되어 흉터가 생겨 재생되지 않는 반흔성(瘢痕性) 탈모와 흉터가 없이 모발이 다시 재생되는 비반흔성(非瘢痕性)이 있다. 비반흔성 탈모증의 원인에서 가장 흔한 것은 원형탈모증으로서 두피 전체의 모발이 없어지는 전두(全頭) 탈모증과 전신의 모발이 없어지는 범발성(汎發性) 탈모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탈모증이라 하면 두피에 발생하는 원형탈모증을 말하며 그 밖에 남성형 탈모(대머리)도 흔히 볼 수 있다.

◆ 원형탈모증(圓形脫毛症) : 탈모증의 대부분이 이 원형탈모증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원인으로는 자가면역설 및 자율신경이상설 등이 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본인의 지난 20년간 약 2,000명 환자의 연구에서 20-30대가 전체의 60%를 차지해 대학 입시, 사회생활로 인한 스트레스가 주요한 발병 원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개 남자는 이발소에서 여자는 미용실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다양한 동전 크기의 원형 내지 타원형의 탈모반이 주로 두피에 발생하며 드물게는 수염과 눈썹에도 발생한다. 병변이 확대되거나 혹은 융합되어 큰 탈모반을 형성하며 두발 전체가 빠지는 전두탈모증 및 겨드랑이 털과 치모가 빠지는 범발성탈모증으로 진행된다. 탈모 부위는 매끈한 광택성을 보이고 간혹 두피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탈모반에서 머리털이 다시 자랄땐 하얀 솜털로 시작하며 차차 자라면서 굵어지고 착색을 하게 된다.
성인에서는 손, 발톱의 이상, 백반증, 갑상선 질환과 빈혈 등이, 소아에서는 아토피피부염이 잘 동반된다.

◆ 전두탈모증(全頭脫毛症), 범발성탈모증(汎發性脫毛症) : 두발 전체가 빠지는 것을 전두탈모증이라 하고 전신의 모발이 모두 빠지는 것을 범발성 탈모증이라 한다. 전두탈모증 및 범발성탈모증은 흔하지 않은 질환이고, 소아에서 많이 발생하고 아토피피부염, 열성 질환, 지루피부염, 갑상선 기능 항진증, 당뇨병, 신장 질환 등과 동반될 수 있다. 본인의 최근 경험에 비추어 보면 탈모클리닉을 처음 방문하는 탈모증 환자 중 전두탈모증 및 범발성탈모증 환자의 빈도는 전체 탈모증 환자 중 6.7%를 차지하였고 발병 당시의 연령별 분포는 15세 이하가 52.4%로 가장 많고 평균 발생 연령은 19.7세로 최근 증가 추세와 함께 발생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치료에 대한 반응은 범발성탈모증에 비해 탈모의 범위가 더 작은전두 탈모증에서, 발병 기간이 짧은 경우, 그리고 정신적 질환이나 심한 스트레스가 관련된 경우에 더 좋은 편이다. 그러나 재발을 잘하는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한 후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발모벽(拔毛癖) : 비정상적인 버릇이나 습관적으로 모발을 뽑는 정신질환의 하나로서 주로 두피와 눈썹에 발생하며 오른손 잡이 및 왼손 잡이에 따라 발생부위가 다르고 두피에 부러진 짧은 모발이 남아 있음을 볼 수 있다. 주로 10세 이하의 우울증이 있거나 가정 내에 문제가 있는 소아에서 흔히 발생하고 원형탈모증과 잘 동반되며 재발을 잘한다. 정신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남성형 탈모증(男性形 脫毛症, 대머리) : 두피에서 정상적인 굵은 머리카락이 가는 솜털로 대치되는 현상으로 유전적인 소인 및 남성 홀몬에 의해 발생하며 거세한 남자(환관, 내시)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남성 홀몬이 더 중요한 인자로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두피 및 이마에 피지의 분비가 많아 개기름이 흐르는 것 같고 심한 여드름과 지루피부염이 동반된 남자에서 많이 발생된다.
증상은 20대 후반 또는 30대 장년 남자의 양측 앞머리 및 정수리에서 탈모가 시작되어 점차로 확대되어 개인의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옆머리의 모발은 빠지지 않고 남아있는 것이 보통이다. 탈모 부위를 자세히 보면 처음에는 가늘고 약한 성모가 나오다가 결국에는 소실되고 하얀 솜털만 계속 자란다.
본인은 지난 12년간 약 2000여명의 남성형탈모증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는 데 최근 들어와 20대 및 30대의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젊은 남자에서의 조기(早期) 남성형 탈모가 부쩍 많이 늘고 있어 스트레스 역시 이 질환의 발생에 밀접한 연관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남성형탈모증의 경우 무분별한 발모제의 사용은 탈모를 더욱 악화시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성형탈모증(女性形脫毛症) : 흔히 생각하기에 대머리는 남자에게서만 발생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며 여성에서도 대머리가 발생한다. 여성 역시 남성홀몬의 영향으로 대머리가 발생한다.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에 비해 늦게 발생하고 대부분 앞머리의 헤어라인은 보전되어 정수리까지만 성글게 탈모를 보이게 되며 그 밖의 두피에는 모발이 남아 있게 된다. 탈모 부위는 처음에는 가늘고 약한 성모가 나오다가 결국에는 소실되고 솜털만 계속 자란다.
본인이 치료한 약 700여명의 여성형탈모증 환자 중 많은 수에서 철분결핍과 동반되었으며, 최근 30대 이내의 젊은 직장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남성형탈모증처럼 스트레스가 발병 및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된다. 30대 이전에 심한 탈모현상을 보일 경우는 남자와 마찬가지로 예후가 불량하다.

◆소아탈모(小兒脫毛) : 15세 이하(중학교 3학년)에서 발생하는 탈모증으로 전체 탈모 환자의 약 10% 이상에서 성인에서와 같이 매끄럽고 광택성이 있는 동전크기의 탈모반이 발생되며 이가 진행되어 전두탈모증 및 전신성 범발성탈모증이 된다. 또한 소아에서는 발모벽이 잘 동반된다. 원인으로는 정신신경설(스트레스성)과 자가면역설이 있다. 치료는 병변내 주사치료와 면역치료 그리고 소아정신과 의사 상담을 같이 병행한다. 소아에서 발생한 전두 및 범발성 탈모증은 재발이 흔하여 예후가 좋지 않으므로 반드시 경험이 많은 전문가의 조언과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본인은 지난 20년 간 본과에서 국내 최초로 설치한 ‘탈모크리닉’에서 약 5,000명의 탈모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다. 이중 원형탈모증이 약 2000명으로 가장 많고 남성형 탈모증 약 2,300명, 여성형 탈모증도 약 700명 된다. 특히 여성형 탈모증은 최근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여자에서 탈모가 심한 경우엔 미용상 가발을 씀이 치료에 좋으며 정신과 의사의 자문을 통해 탈모의 원인을 알아내서 함께 치료함도 중요하다. 모발의 성장 속도가 한달에 약 1cm임으로 탈모 시엔 최소한 6개월 이상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치료함이 바람직하다